하루는 의미 있게, 인생은 되는대로

잘 먹고 잘 살고 싶은 원숭이가 의미 있는 하루를 모아 되는대로 살아가는 이야기

재테크

오산 세교2지구 중흥S-클래스 A-4 주택청약 (1)

벨스톤 2021. 11. 12.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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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잡담

여러분은 인생에 있어 가장 큰 목표가 무엇인가요?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저는 "내 집 마련"이에요. 입 밖에 말로 꺼내기는 참 쉬운데 이게 현실이 되는 순간 막막하지 않을 수가 없죠. 대학교 때 처음 독립해서 월세만 4년, 전세를 3년째 살고 있는데 "내 집"이 아니라 몸은 편히 뉘어도 마음은 제대로 정착한 것 같지가 않네요.

 

부모님이 들으실 때마다 가슴 찢어지는 소리겠지만, 전 결혼을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평생 내가 살 집을 찾는다면 학군을 찾을 필요도, 주변 개발 계획도 전혀 필요가 없는 사람이라 그냥 오다가다 봐온 집들 중 마음에 드는 곳을 언젠가는 사야겠다, 마음만 먹고 살아 왔어요. 그마저도 먼 미래의 일이겠거니 했답니다.

 

나이 서른.

적지 않은 나이에 이제 이것저것 재테크를 하고 있는 저에겐 뭐든 이미 늦은 것 같은 조바심만 들어요.

주식도, 가상화폐도, 부동산도... 지금 시작하기엔 늦은 게 아닐까? 지금 발을 담궈도 되나?

 

이 글은 서른의 제 얘기도, 오산 세교2지구 중흥S-클래스 A-4 주택청약 얘기도 함께 다뤄질테니까 관심 없는 분들은 뒤로가기나 아래 7번으로 곧장 가시면 되겠습니다.

 

 

 

2. 청약홈

서른셋에 브랜드 아파트 청약 당첨. 제가 다니고 있는 회사의 한 대리님 이야기에요.

한동안 회사 내에서 최연소 주택 보유자로 인기 스타셨어요.

오산 더샵엘리포레 특별공급으로 당첨된 대리님은 회사 동년배들에게 청약의 미덕을 열심히 전도하고 다니셨어요. 서른셋에 집이 생겼으니 정말 성공한 삶이다, 부러울만했고 자랑할만 했죠.

비밀이랄 것도 없지만 사실 저도 똑같은 아파트 청약 시도했는데 신혼부부도 아니고 중소기업 5년 이상 재직하지도 않은 저에겐 특별공급 시도할 수 있는 자격조차 없어요. 가점으로는 어림도 없죠, 손에 쥔 건 8년짜리 청약통장 하나뿐인걸요.

그래도 일단은 무조건 청약 넣어보자. 매일매일 청약홈을 들어가서 뭐가 새로 올라온게 있나 살피는 것이 하루 일과가 되었어요.

 

 

 

3. 꿈

심상치 않은 꿈을 꿨어요.

흔히 말하는 똥꿈이라 하죠? 자세한 내용은 기억이 안 나는데 뭔가 심상치 않음을 꿈꾸면서부터 느꼈어요.

그래 이건 복권이다, 하고 바로 연금복권 샀는데 그럼 그렇죠? 바로 꽝! 연금복권 당첨 번호는 목요일에 공개되잖아요. 마침 금요일에 에이, 복권은 무슨 연차 내고 늦잠이나 자려던 저에게 아침 일찍 걸려온 엄마의 전화는 (죄송스럽게도) 약간의 스트레스였어요.

 

 

 

4. 당첨

아마 아침 8시 10분을 넘어가고 있었나 봐요.

늘 그렇듯 전화로 엄마의 하소연을 들어주며 나 백신 2차 맞고 오늘 연차라 늦잠 자려고 했단 말이에요, 라고 말하는데 통화 중 메세지 알림. 이 시간에 누구야? 하며 날아온 문자를 읽어 내려가는데.

오산 세교2지구 중흥S-클래스 A-4, OOO동 OOOO호 당첨이 되었대요.

언젠가 내 집을 마련하게 되면 멋지고 근사한 말로 나 자신을 위로할 줄 알았던 제 입에서 나온 말이라곤

 

으악!!!!!! 이거 뭐야?????

믿기지가 않았기 때문이죠.

감사하게도, 평등하게도 일반 공급의 20%는 무주택자 추첨 제도가 도입이 되었죠. 복권보다 더한 행운을 암시해 준 꿈에게 연신 고마워할 수밖에 없었어요.

 

 

 

5. 아는 것이 힘

집이 생겼다는 기쁨은 1일간 지속됐고, 2일차부터는 급속도로 걱정이 밀려왔어요.

평범하게 평범하고 서민답게 서민다운 우리 집은 청약과는 아주 거리가 멀기 때문에 아는 것이 단 1도 없었으니까요.

계약금은 어떻게든 마련한다지만 중도금은 어떻게 하지? 이 큰 돈은 우리 집 다 팔아도 안 되겠는데? 그럼 우리 가족 어디서 살아야 하지? 네, 그땐 아무도 중도금 대출이 나온다는 걸 알지 못했으니까 생돈을 구해야 하는 줄 알았던거죠.

청약이 간절한 어떤 분들한텐 괘씸한 소리일 수도 있겠죠. 저런 멍텅구리가 나를 제치고 감히 당첨돼? 죄송스럽게도 어쩔 수가 없네요, 이제 서른을 넘긴 제가 아는 것이 훨씬 적을 수밖에요.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의 진짜 의미를 이제야 알아가고 있고 이것조차 이젠 힘이 되겠어요.

 

이제부턴 나도 부동산 정책 준전문가가 될 거고, 내가 운빨로 청약 당첨된게 아니라는 걸 증명하기 위해 지금보다 훨씬 더 열심히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할 거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만해지지 않도록 항상 겸손해야 할 거에요.

 

 

 

6. 말하지 말아 주세요

다른 분께는 말하지 말아 주세요. 가족과, 회사 지인 분들께 부탁 드린 말이었어요.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고 지인이 집을 사면 배가 아픈 것이 K-민심이니까요.

그러면 뭐해요? 다음주 출근하니까 전부 저한테 축하한다던걸요. 그래, 이렇게 된 거 이제 블로그에도 올려보자 이거에요.

 

 

 

7. 한 일, 할 일

계약금은 아파트 분양가의 10% + 선택 옵션 금액의 10%이고 당첨 후 약 2주 안에 마련해야 해요.

당첨된 72A 타입, 제 층수의 분양가는 3억 6천 500만원 (우와...)

당장 2주 안에 3,650만원을 어디서 구해야 해요?

서른살에 집이 생길거란 생각은 전혀 못 하고 살았기 때문에 웬만한 금액은 다 주식에, 전세보증금에 들어가 있는데요..

앞으로 대출할 일밖에 없으니까 계약금은 대출을 받지 않는 것이 유리해요.

그런데... 또 구하려면 구해지죠. 최대한 분양가를 낮추기 위해 옵션이라도 최소한으로 가기로 해요.

 

일단 모델하우스를 방문해서 당첨 인증도 해야 하고 모델하우스도 둘러 봐야 하죠.

불행히도 월요일 오후밖에 예약이 안 되는데 다행히도 회사 근처에 모델하우스가 위치해 있어요.

당첨 후 3일만에 방문한 모델하우에는 기본 서류만 챙겨가면 됐어요. 주민등록등본, 표본, 가족관계증명서, 신분증.

인증 후 2층에 마련된 모델하우스로 올라가서는 망상에 빠지고 행복회로를 돌리게 돼요, 아 내가 살 집.

모델하우스 방문한 목적인 옵션 꼼꼼히 살피기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와서는 입주 예정자 커뮤니티에 가입해요.

 

정해진 40분간만 모델하우스를 둘러 보고 나와서는 이제 열흘 안에 계약금 마련할 생각에 머리가 깨지기 시작해요.

자금조달계획서도 써야 하는데 사람들마다 말이 다 달라요. 이건 유튜브를 찾아 보는게 더 빠르겠어요.

 

그리고 대망의 계약서 작성을 해버렸어요, 이젠 빼도박도 못해요.

가을비가 쏟아지던 지난 화요일, 연차를 내고 참 바빴어요. 인감을 준비하지 않은 저는 본인서명사실확인서를 떼고. 인지세 구입하러 우체국 다녀오고. 비를 뚫고 모델하우스를 다시 방문해서 계약서 작성하고.

그 많고 많은 서류에 서명을 하고 그렇게나 듣고 싶었던 말을 들었어요.

 

이제 주택청약통장 해지하셔도 됩니다.

계약날 재수 없게 비가 온담, 하고 모델하우스를 나서자마자 거짓말 같이 햇빛이 쨍쨍해요. 느낌이 좋아요.

청약통장 해지하러 은행 가는 길에 다시 비가 쏟아져요. 옷이 다 젖고 양말이 젖어오지만 기분 좋아요.

 

주택청약통장을 사용해 일반 공급에 당첨되면, 기존의 통장은 효력이 사라지고 10년간 재당첨 제한이에요.

그러니까, 그동안 모였던 돈을 출금하고 그 자리에서 새로 통장을 만들어 버렸단 소리에요.

 

자, 이제 할 일이라고는 부디 중흥토건이 시중은행과 중도금대출 협의를 잘 하기를, 금리가 안정적이기를 비는 것.

사사로운 돈 쓰지 않고 집에만 매진하는 것. 나의 수입파이프를 늘리는 것.

그리고 부디 이렇게 노력해서 집을 마련하는 사람들을 싸그리 유주택자로 묶어 차별 행위를 합리화하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는 것.

 

 

 

8. 예고편

 

이런 얘기 감히 건방져 보일까 모르겠지만, 부디 청약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시도해 봐요.

한 번 시도하고 아~ 역시 난 안돼. 하지 말고 매일 같이 청약캘린더 체크하고, 뉴스 기사 들여다 보고, 내 일 아닌 것 같더라도 꼼꼼히 정보 수집하고, 나를 위한 플렉스~라며 명품, 자동차, 비싼 음식에 몰빵하지 말고, 조금 궁색하단 소리 듣더라도, 인간관계 좁단 소리 듣더라도, 조금 더 아끼고 노력해 봐요.

 

다음 일정은 2022년 2월이에요. 중도금 1회차 납부하는 시기.

그 때까지 힘(아는 것)을 더 키워서 돌아오도록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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